한나라 “검찰 형평성 잃어… 야당 죽이기”

입력 2003-12-11 18:51수정 2009-09-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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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검찰의 불법대선자금 수사에 ‘협조와 투쟁’을 병행하는 양면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당무 복귀 첫날인 11일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대선자금) 문제에 관해 전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필요하면 내가 직접 검찰에 나가겠다”고 밝힌 것은 ‘협조전략’의 일환이다.

최 대표의 이 같은 대응은 지난해 당의 불법 대선자금 모금 행태에 대한 시중의 비판 여론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위야 어찌됐든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뭔가 구린 데가 많구나”라는 항간의 의구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날 기자에게 “이번 사건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점에서 정략적 음모가 깔린 ‘세풍’(稅風·국세청을 동원한 불법 대선자금 모금사건)과 ‘안풍’(安風·안기부 자금의 총선자금 전용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 검찰 수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회창 전 총재측의 비판은 수긍할 수 없다”며 “불법행위에 대해선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검찰의 편파적 수사는 반드시 문제를 삼겠다는 ‘투쟁전략’도 마련했다. 노무현 캠프는 놔둔 채 한나라당만 집중 겨냥하고 있는 ‘야당 죽이기’식의 검찰 수사는 묵과할 수 없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이날 최 대표는 “검찰 수사가 공정성을 잃는다면 야당 탄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고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도 “검찰이 형평을 잃은 수사를 하는 것은 검찰과 청와대가 짜고 내년 총선 전략으로 야당을 파괴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이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법무부에서 독립된 특별수사검찰청 신설을 골자로 한 ‘검찰의 2원화’ 가능성을 거론한 것도 검찰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나라당은 검찰에 대한 강온 양면 전략과 함께 대선자금 수렁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재창당 수준의 당 개혁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 대표는 10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로 당의 이미지가 ‘부패정당’으로 각인된 상황에서 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당 내에서 당명 개정 등 재창당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고 나도 그렇게 ‘다이내믹하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대표측은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측이 ‘현지도부의 퇴진’을 전제로 재창당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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