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예견된 르노삼성의 조업중단

입력 2003-12-09 19:00수정 2009-10-1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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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1일부터 3일까지 창사이후 처음으로 재고누적에 따른 조업중단을 단행하자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르노삼성측에서는 “다른 회사도 재고가 누적돼 작업량 조절로 생산량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완성차 업체는 파업 때문에 자동적으로 생산량이 조절되기도 하지만 르노삼성에서는 그런 일이 없어 작업중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측의 해명이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제조업체는 회사의 이미지 손상과 생산성 하락 우려 때문에 웬만해서는 작업라인을 완전히 멈추는 ‘극약처방’을 쓰지 않는다.

이 같은 조업중단 사태가 발생한 것은 기술제공 협력사인 닛산이 수출하는 북미와 유럽 등 큰 시장에는 르노삼성이 수출하지 못해 내수 의존률이 99%라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즉, 내수시장이 조금만 침체돼도 회사의 경영이 흔들리는 허약체질인 셈이다.

이유야 어쨌건 부산의 최대기업인 르노삼성을 짝사랑하고 있는 부산시민들의 마음은 불안하다. 회사의 탄생배경이 순수한 경제 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산시민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적인 배려가 작용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르노삼성이 출범한 2000년 9월에 부임한 제롬 스톨 사장은 당시 부산과 서울에서 여러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수출전략은 닛산과 논의해 정하겠지만 아시아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르노 닛산의 세계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산 본사공장의 생산 설비를 늘여 2006년부터 연 50만대를 생산하고 이 중 25만대를 수출하겠다”는 그의 말을 부산시민들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르노삼성이 수출한 자동차는 1000여대로 전체 생산량의 1% 수준이다. 수출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2006년 25만대를 수출하려면 최소한 지금은 몇 만대 정도는 수출이 이뤄져서 세계시장에서 품질의 평가를 받고 있어야 한다.

르노삼성이 부산시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현실성 있는 마스터플랜을 새롭게 발표하고 좀 더 적극적인 경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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