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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1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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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4일간 경남 마산시 용마고등학교(교장 강대진·姜大辰)에서 일본어 수업과 함께 교내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일본인 사네후지 후미히로(實藤文裕·65)씨.
그는 “일제 36년 동안 고통 받은 한국을 위해 평소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다”며 “마침 용마고등학교와 인연이 닿아 이번에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네후지씨는 지난해 7월 일본을 찾았던 용마고 일본어 담당 이애옥(李愛玉·47) 교사와 알게 돼 개인적인 교류를 해 오다 최근 강 교장 앞으로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고, 학교 측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용마고는 사네후지씨에게 명예교사 위촉장도 줬다.
그는 국립 가고시마(鹿兒島) 대학 문리학부를 졸업하고 고향인 후쿠오카(福岡)현 지쿠시노(筑紫野) 시에서 37년 동안 국어(일본어) 교사 생활을 하다 퇴직했다.
사네후지씨는 매일 2, 3시간씩 용마고 2학년 일본어 시간에 담당 교사와 함께 들어가 공동 수업을 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과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고 일본의 역사와 일본인의 생활 등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도 답한다.
그는 특히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는 자신이 일본에서 준비해 온 작업복을 입고 운동장과 교실도 청소한다. 사네후지씨는 “기회 있을 때 마다 한국을 찾아 속죄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마고 측도 “최근 한일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치인의 망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진 ‘소박한 지식인’의 방문을 받았다”며 “사네후지씨가 원하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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