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사립고 늘려 집값 잡겠다”…재경부 집값 안정대책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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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기존 사립고등학교나 신설 예정인 사립고를 자립형사립고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집값 급등의 주요 원인이 교육 문제에 있다고 판단해 자립형사립고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기존 사립고나 새로 설립하는 사립고에 대해 일정 요건만 갖춰지면 자립형사립고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립형사립고는 교과과정 등 학사 운영을 학교장 재량에 맡기는 것으로 2002년 도입돼 6개교가 시범 실시 중이다.

자립형사립고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학생 납입금의 20% 이상을 재단 전입금으로 확보하고 전체 학생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급토록 하는 등 교육부가 정한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정부는 시범 운영 결과 자립형사립고가 서울 강남권의 명문 고등학교보다 학업 성취도가 높고 대학 진학 성적이 우수해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강남에 몰렸던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당국자는 “특수목적고를 늘린다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교과과정 등에서 제약이 따르는 데다 중앙정부가 아닌 각 시도 교육감에 허가권이 있다”며 “민족사관고처럼 지방에 있어도 전국의 우수 학생들이 몰릴 수 있는 자립형사립고를 확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재경부는 또 2005년 자립형사립고의 시범실시 기간이 끝나면 설립과 운영 요건 등을 완화해 더 많은 학교가 자립형사립고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종합부동산대책을 이달 20일 이후에나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재경부가 주무가 돼 관계부처와 협의를 하고 있지만 다음 주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해외 출장 등을 감안해 이달 하순이나 돼야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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