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은 주민-환경단체 “화약공장 신축 반대”

  • 입력 2003년 10월 9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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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인천 남동구 고잔동 화약 생산라인을 2005년까지 충북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로 이전할 계획을 밝히자 이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화는 1200여억원을 들여 인천공장을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 보은공장(부지면적 3만8000m²) 인근 2만여m² 부지로 옮길 예정이다.

㈜한화의 이 같은 이전 계획에 보은지역 50여개 사회단체들은 ‘한화 보은공장 추방 범군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인수)’를 구성, 10일 산외면사무소 앞에서 공장 폐쇄를 촉구하는 대회를 갖고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주민대책위는 “한화가 확실한 안전대책 없이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화약 생산라인을 옮기려 하고 있다”면서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현재 생산라인도 철거하도록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전 예정지 인근인 내북면 화전리 주민들도 “1991년 화약 공장이 들어선 뒤 1997년과 1998년에 발생한 사고와 잇따른 시험발파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안전한 지역으로 집단 이주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7일 발족한 충북환경운동연합 ‘한화 보은공장 증축에 관한 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구용섭)’는 9일부터 공장 증축에 따른 문제점과 피해사례 수집에 나섰다.

이 같은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한화 측의 이전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8월 보은군에 신청한 건축허가가 안전을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고 민원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등을 이유로 반려됐기 때문.

㈜한화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미비한 서류를 보완해 보은군에 건축허가를 다시 신청했다”며 “군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는 건축허가를 또 반려할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은 공장은 최첨단 공법으로 건설돼 안전상 문제될 게 없다”며 “지난달 6일 공장 인접 주민들과 지역발전기금 10억원 기탁, 사원주택 50세대 입주, 지역민 우선 채용 등 7개항의 이전조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보은=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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