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우미영/편입학제도 변경 지방대 현실과 동떨어져

  • 입력 2003년 10월 9일 18시 33분


지방대를 다니다 최근 수도권의 한 대학에 편입한 학생이다. 필자는 지방대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을 타고 실력만 쌓으면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대학이라고 하기엔 너무 열악한 강의실과 실력이 의심되는 교수들, 미흡한 데다 제대로 운영되지도 않는 학교시설 등이 정말 실망스러웠다. 여기에, 졸업을 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 백수 생활을 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떠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지방대 학생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편입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정부가 지방대 육성 차원에서 편입학 제도를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에 지방대를 다녔던 사람으로 관심을 갖고 내용을 살펴봤는데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정부 안에는 편입생 모집 정원을 교수 확보율과 연계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렇게 하면 교수 확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도권 대학의 편입생이 크게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지방대 공동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가뜩이나 질적으로 열악한 지방대 교수진의 현실을 외면한 미봉책일 뿐이다. 차라리 지방대의 특정학과를 육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탁상공론식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미영 인천 동구 화수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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