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1억여원 횡령 前-現장성 적발…국방부, 은폐 의혹

  • 입력 2003년 9월 8일 18시 25분


코멘트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1억2000여만원의 외부지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현 국군체육부대장 허모 준장을 비롯해 전현직 체육부대장 3명을 보직 해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합조단은 또 전역한 전직 체육부대장 윤모씨(예비역 준장)를 같은 혐의로 경찰에 이첩했다.

합조단에 따르면 허 준장 등은 1998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체육 관련 민간협회 및 단체들로부터 받은 외부지원금에 대해 영수증을 조작해 1000만∼4000만원씩 모두 1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합조단 조사결과 허 준장 등은 횡령한 돈을 체육단체 임원들에 대한 선물과 업무 추진비 등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합조단은 지난해 말 내사를 통해 허 준장 등 국군체육부대장들의 지원금 전용 혐의를 확인하고도 자체 경고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축소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합조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시 일선에서 체육부대장의 지원금 전용 혐의를 보고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당장 수사에 착수할 만큼 중대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 내부에선 장성급 지휘관의 전용혐의를 확인하고도 합조단이 8개월이 넘도록 후속 수사를 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다수의 군 수사관계자들은 장성의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도 상부 보고 없이 자체 경고로 끝낸 것은 더욱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육군 중앙수사단은 95년부터 최근까지 육군회관 관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총 5억여원을 횡령한 성모 원사(구속)의 비리를 방조한 혐의로 김모 준장(육사 31기) 등 전 육군복지근무지원단장 4명(준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수사단에 따르면 김 준장 등은 성 원사가 96년부터 장부를 조작해 육군회관의 결혼식 행사 수익금을 횡령한 정황을 알고도 이를 묵인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수사단 관계자는 “김 준장 등이 비리를 눈감아주고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계좌추적 등 관련 조사를 벌였으나 혐의가 없었다”면서 “성 원사는 횡령액 대부분을 유흥비 및 생활비로 쓰거나 육군참모총장 공관의 물품 구입비, 시설보수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