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약효원리 국내서 입증…질환단백질 결합과정 밝혀

  • 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24분


국내 연구진이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작용원리를 밝혀냈다.

3일 국내 신약개발 벤처기업인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사장(사진)은 “비아그라 등 3종의 발기부전치료제가 체내에서 약효를 나타내는 원리를 원자 수준에서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잡지 ‘네이처’ 4일자에 게재됐다.

대부분의 질병은 기능에 문제가 생긴 단백질, 즉 질환단백질 때문에 발생한다. 남성 발기부전의 경우 ‘포스포디에스터라제(PDE)5’라는 질환단백질 때문이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는 PDE5와 결합해 그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약이다. 하지만 체내에서 어떤 형태로 PDE5와 결합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연구팀은 방사광가속기, 핵자기공명영상장치, 슈퍼컴퓨터 등 첨단장비를 동원해 비아그라 등이 PDE5와 결합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밝혀냈다. 질환 단백질의 입체구조를 분석하는 방법은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또한 조 사장은 “결합구조 규명은 치료제의 부작용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비아그라는 두통, 안면홍조,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비아그라가 PDE5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질환 단백질과 결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질환단백질의 입체구조가 정밀하게 밝혀짐으로써 부작용 없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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