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청송 '송소고택' 문화체험 인기

  • 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08분


‘고색창연한 99칸짜리 한옥에서 체험하는 전통문화.’

지난달 15일 전통한옥생활 체험관으로 문을 연 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의 ‘송소고택’(松韶古宅·경북도 민속자료 63호)이 대도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공해와 소음 등에 찌든 대도시를 잠시나마 벗어나 고즈넉함을 맛보려는 시민들의 신청이 점차 늘면서 연휴나 주말에는 예약을 하기 어려울 정도다.

신문과 TV, 라디오 등이 없는 이 곳에서 방문객들은 밤이면 방으로 스며드는 은은한 달빛을 느끼고 아침에는 일어나 자발적으로 마당을 쓸거나 마루를 닦기도 한다.

또 제기차기와 새총쏘기, 투호, 국궁 등 5가지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고 날씨가 쌀쌀하면 직접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고 잠을 자기도 한다.

조선 영조 때 만석꾼인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沈琥澤)이 1880년 1700여 평의 대지에 7동 99칸으로 지은 송소고택은 조선시대 상류주택의 특징을 잘 간직한 전통한옥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방 이후 송소고택은 후손들이 객지로 떠나 방치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경북도가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으로 10억원을 투입해 복원했다.

현재 송소고택을 임대한 박경진씨(45)가 14개의 전통온돌방을 체험관으로 개방해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서는 13일 민요와 판소리, 사물놀이 등의 국악공연이 열렸고 14일에는 600여명의 주민과 관광객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 하노버지역 청소년들로 구성된 칼 오르프 오케스트라 초청연주회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 곳을 찾은 박정임씨(40·여·대구 수성구 만촌동)는 “아이들은 선조들의 생활상과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어른들은 아련한 향수에 젖기도 한다”며 “송소고택에서 느낀 여유로움이 너무 좋아 가을이나 겨울에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소고택 체험은 인터넷 홈페이지(songso.co.kr)나 전화(054-873-0234)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숙박비는 2인 기준으로 4만∼9만원이고 식사는 한 끼에 5000원.

청송=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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