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꽃지-만리포해수욕장 모래유실 심각

  • 입력 2003년 8월 20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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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반도의 최대 해수욕장인 꽃지해수욕장과 만리포해수욕장의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무분별한 모래 채취가 기승을 부리는데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방파제와 호안블록이 설치되면서 해류 변화를 일으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20일 태안군과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안면읍 꽃지해수욕장은 지난해 국제꽃박람회 당시충남도가 방포항쪽 방파제와 해변가에 호안블록을 설치하자 모래가 씻겨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모래 속의 바위까지 드러내고 있으며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찰과상을 입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인근 숙박시설인 롯데오션캐슬 관계자는 “올 여름 바위 등에 다쳐 치료를 받으러 온 피서객은 100명이 넘는다”며 “다른 곳에서 모래를 퍼다 붓지 않으면 머지않아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만리포해수욕장도 마찬가지여서 해수욕장 한 쪽의 모래가 급격히 유실되고 있다.

김봉영 만리포관광협의회장은 “이달 초 1000만원을 들여 해수욕장 왼쪽에 쌓여 있던 모래를 퍼다 오른쪽에 쏟아 부었으나 며칠만에 모두 씻겨 나갔다”며 “해수욕장 주변에 대한 환경영향조사 등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산 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사무국장은 “호안블록을 철거하고 모래포집기를 설치하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현재 삼봉해수욕장에 설치돼 있는 모래포집기를 내년까지 태안반도 모든 해수욕장에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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