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농협 2인조 권총강도…현금-수표 등 1억여원 강탈

  • 입력 2003년 8월 6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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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을 든 2인조 강도가 마감시간 직전에 농협에 침입해 실탄을 쏘며 직원들을 위협한 뒤 현금 1억1425만원과 수표 1840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6일 오후 4시25분경 경기 파주시 교하읍 상지석1리 교하농협 운정지점에 복면을 한 남자 2명이 정문을 통해 들어가 이 가운데 한 명이 38구경 권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로 천장과 창문에 각각 실탄 1발씩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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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들은 직원들에게 “전부 엎드려”라고 소리친 뒤 검은색 가방을 출납창구로 던져 금고를 열 것을 요구했다.

당시 농협에는 로비에서 손님과 상담하던 지점장 기모씨(49)와 출납직원 정모씨(45) 등 농협 직원 4명과 고객 4명이 있었다.

강도들은 창구 직원 3명을 위협해 돈을 턴 뒤 금고 열쇠를 갖고 있던 지점장 기씨에게 금고를 열 것을 요구해 금고 내부에 보관 중이던 현금과 수표 등을 털어 달아났다.

기씨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듯 창구를 거쳐 창구 밖에 있던 내게 금고를 열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가방을 받자마자 정문을 통해 나간 뒤 농협 앞에 미리 준비해 놓은 진녹색 뉴EF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경기 고양시 일산 방면으로 달아났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2분여 정도였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출납직원 정씨가 바닥에 엎드린 채 비상벨을 눌렀으나 2km가량 떨어진 교하파출소 직원들은 범인들이 농협을 빠져나간 뒤 현장에 도착했다.

범인들이 도주에 사용한 차량은 노모씨(23)의 것으로 노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2시경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M마트 앞에서 범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에 의해 폭행을 당한 뒤 이 차를 빼앗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차량을 긴급 수배하는 한편 이들이 사용한 총기가 군부대에서 유출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 강원지역 군부대의 권총 분실 여부를 조사해 줄 것을 국방부에 요청했다.

범인들은 키가 170∼175cm가량이며 한 명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얼굴에 검은색 상하의와 군용으로 추정되는 복면, 장갑 등을 착용했다. 다른 한 명은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흰색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

경찰은 범행수법으로 미뤄 지역과 농협 내부사정에 밝은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 TV에 녹화된 장면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통일로와 수색로 등 예상 도주로에 경찰력을 배치해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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