梁실장 ‘청주향응’받으러 대통령부속실 비울때 盧대통령에 보고도 안했다

  • 입력 2003년 8월 1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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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1일 양길승(梁吉承) 대통령제1부속실장의 술자리 향응 접대 파문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자체조사 결과에 따라 강제조사가 필요하거나, 뚜렷한 범죄 혐의의 단서가 포착될 때에는 검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정수석실은 우선 양 실장이 6월 28일 충북 청주시의 K나이트클럽에서 향응을 받게 된 경위와 술자리에 동석했던 인사들이 누구인지, 술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양 실장과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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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실은 또 당시 양 실장의 행적을 몰래 촬영한 사람이 누구이며, 어떤 경로를 통해 지난달 초 SBS에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해 그 과정에서 불순한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히 가린다는 방침이다.

이 비디오테이프를 보도한 SBS는 1일 저녁 8시 뉴스를 통해 “지난달 5일 익명의 제보자가 문제의 비디오테이프를 택배로 보내왔다”며 “화면을 분석한 결과 3명이 촬영을 했고,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비디오테이프의 촬영 및 공개경위 조사 문제에 대해 “그것은 청와대가 할 일이 아니고 검찰에서 해야 한다”고 말해 필요에 따라서는 검찰 등에 수사 의뢰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양 실장은 청와대 자체조사 때 “당시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인 오원배씨가 ‘술값은 내가 계산하는 것이니, 부담 갖지 말고 오라’고 여러 차례 권유해 뿌리치지 못하고 술자리에 합석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실장이 청주시를 방문할 당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물론 문 비서실장 등에게 사전에 아무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양 실장은 업무시간이 아닌 토요일 오후를 이용해 개인적 차원에서 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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