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남대 '재활 스포츠 체험 캠프'

  • 입력 2003년 7월 27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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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열리고 있는 ‘재활 스포츠 체험 캠프’ 가 장애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28일까지 계속될 이 캠프는 정신지체 장애 학생들이 자신의 몸에 가장 적당한 운동을 찾도록 하기 위해 영남대 특수교육체육과 박기용(朴基溶·51) 교수가 마련했다.

“비장애인도 운동을 아무렇게나 해서는 안 되잖아요. 장애 청소년도 마찬가집니다. 몸이 불편한 정도가 비 장애인 보다 좀 심하니까 그에 맞춰 운동 처방을 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틈을 최대한 좁히자는 겁니다.”캠프를 주도하고 있는 박 교수의 말이다. 박 교수는 정신지체장애인 축구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해 8월 일본에서 열렸던 제3회 세계정신지체인 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했고,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정신지체인 한일 교류전에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나간다.

이 캠프에는 대구와 경북, 부산지역의 특수학교에 다니는 정신지체 장애학생 65명이 참가했다. 영남대 사범대 특수교육학과 학생 35명은 전원 캠프에 참가해 학생들과 함께 부대끼고 있다.1학년 방정애(方貞愛·20)씨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든 게 어려울 것 같은 선입견이 솔직히 있었다”며 “막상 하루 종일 함께 지내보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장애 학생들은 이 대학 스포츠 센터에서 자신의 근육상태와 적당한 운동량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소중한 기회도 갖는다.

특히 운동 전후 몸 상태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혈액 검사는 처음 시도됐다. 이 검사 비용 2500만원은 영남대 측에서 전액 부담했다.

혈액 검사를 맡은 이 대학 박사과정(체육학) 박병규(朴柄奎·31)씨는 “운동 전후 혈액 상태를 비교해보면 장애 정도에 따라 어떤 운동을 어느정도 하는 게 가장 적합한 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에 참가한 이들 장애학생들은 비록 말은 잘하지 못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기분이 무척 좋다는 것을 대신했다.

부산천마재활원(서구 암남동) 소속 정신지체인 축구선수팀 주장 안흥수(安興洙·35)씨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일 교류전 훈련을 위해 참가했다”며 “그동안 장애인을 위한 운동처방을 많이 받아 몸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캠프에 참여한 안동 진명학교 강병일(姜秉一·36) 교사는 “대학 캠퍼스에서 아이들이 대학생 누나 형들과 함께 하는 이런 기회를 갖는 것은 처음이며 의미있는 일”이라며 “운동처방을 통한 재활 스포츠가 많아지면 장애 학생들의 일상 생활이 훨씬 자유롭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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