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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7월 15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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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설립자의 3세이자 현 이사장의 아들인 조원영(趙元英) 총장이 1996년 취임한 이후 교육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동덕여대는 전체 예산 중 등록금 의존율이 95%에 이를 정도로 재단 전입금 비율이 미미하다. 반면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4.3%로 서울 소재 대학 중 가장 낮고, 등록금을 학생에게 직접 투자하는 비율인 교육비 환원율도 58.5%로 99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국 대학 평균 등록금 환원율은 83.5%이며 포항공대는 1100%에 이른다.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불만을 갖고 있던 차에 지난 해 8월 한국대학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학교측이 이월금으로 현금 9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교직원들은 8월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10월에는 교수협의회가 만들어졌다. 교수협의회와 교직원 노조는 지난 해 말부터 교육 환경 개선과 민주적인 학교 운영 등을 요구하며 학교측과 갈등을 빚어왔다.
4월말 처, 실장 등 대학본부 보직 교수 인사가 단행되자 교수협의회는 “교수 인선을 교수협의회 출신 부총장과 협의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일방적으로 했다”며 5월 26일부터 정문 입구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전체 교무위원 21명 중 부총장과 학장 등 10명은 임명장 수령을 거부해 학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교무회의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교수협의회의 농성에 이어 총학생회장 등 간부 7명도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5월 28일부터 1주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 시기에 총학생회에서 개최한 집회에는 12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동덕여대 개교(1950년)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편 김덕성(金德聖) 기획처장은 “교수 연봉계약제의 호봉제 전환, 학생 장학금 인상, 등록금 동결 등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에서 요구하는 제도 개선에 합의했고 이를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또 “현 총장이 내년 2월 말 임기 이전이라도 훌륭한 후임자가 나타나면 총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는데도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에서 계속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저의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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