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비용경쟁력 크게 악화…4년간 임금상승률 年 10.4%

최근 4년간 제조업체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19일 내놓은 ‘분기별 노동생산성 통계’에 따르면 1999∼2002년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연간 평균 5.5%, 시간당 임금은 10.4% 올랐다.

이에 따라 노동생산성을 시간당 임금으로 나눈 단위노동비용은 연평균 4.7% 증가해 생산 효율에 비해 기업들의 임금 부담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00년 9.1% △2001년 ―0.7% △ 2002년 8.2%였다. 반면 시간당 임금은 △2000년 10.1% △2001년 8.1% △2002년 13.2% 상승해 매년 10%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산출(생산량)증가율은 2000년 17.1%, 2001년 0.9%, 2002년 7.3%로 연평균 8.2%로 나타났으나 노동투입량은 근로시간 감소와 근로자수 증가율 둔화로 연평균 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0.8% 줄었다.

업종별 노동생산성은 사무기계, 영상 음향기기가 최근 4년간 연평균 10% 이상 증가한 반면 가구 및 기타 제조(―5%), 고무 플라스틱(―4%) 등은 생산성이 하락했다. 시간당 임금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연평균 10%의 증가율을 보였다. 영상 음향기기(14.2%)와 전기기계(13.1%) 부문의 임금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전기기계와 기타 운송장비업종의 임금이 34.7%와 45.9% 올라 노동생산성 증가율 3.6%와 0.3%를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 단위노동비용은 가구 및 기타 제조업, 전기기계, 섬유 등이 연평균 12%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보여 비용경쟁력이 가장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무기계업종은 높은 평균임금인상률(11.6%)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이 평균 20%를 넘어서면서 단위노동비용은 오히려 7.6% 감소했다.

산자부는 2000년 이후 임금상승률이 생산성상승률을 앞지르는 것은 외환위기 동안 억눌렸던 임금인상 요구 때문이지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국내 산업의 비용경쟁력이 크게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