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쟁점]하남시 그린벨트 단속 공방

입력 2003-06-18 18:43수정 2009-10-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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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태만에 대한 경고입니다.”(경기도 감사관실)

“현실을 무시한 조치입니다.”(경기 하남시 녹지관리팀)

전체 면적의 98.4%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는 하남시(시장 이교범·李敎範)가 그린벨트 안에서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한 건축물을 방치하다 경기도로부터 기관 경고를 받았다.

경기도는 시장이 불법 행위를 막으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하남시는 단속인력이 부족하고 법대로 하면 지역경제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종합감사 결과=경기도는 지난달 26∼30일 하남시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그린벨트 내 불법 용도변경 건물이 수년째 그대로 있었다.

하남시는 1999년부터 4년 동안 경기도와 감사원 등으로부터 지적받은 위법 건물 1733채 가운데 4%인 69채만을 원상복구 조치했다.

이들 건물은 대부분 축사로 허가를 받은 뒤 물류창고로 용도가 변경된 것.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경기도는 하남시에 한 달 가량 보완기간을 준 뒤 후속 조치가 없으면 책임자와 실무자를 징계할 방침이다.

▽“해도 너무 한다”=기관 경고의 대상은 특정인이 아닌 하남시지만 사실상 시장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경기도는 시장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린벨트 내 불법 건축물을 근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광명시 시흥시 등 하남시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도내 다른 시군의 그린벨트 내 불법 건축물에 대한 원상복구 조치 비율은 90%를 넘는다는 것.

도는 불법 건축물을 원상 복구할 때까지 매년 2차례 건물주에게 부과하는 이행강제금 관련 업무를 하남시가 지난해 11월 담당국장 전결에서 시장의 결재를 받도록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후 이 시장은 이행강제금 부과를 보류시켜 도의 종합감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이행강제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일을 할 마음도 없고 실제 하지도 않았다”며 “이는 명백한 업무태만이며 이행강제금 부과에 대해 시장 결재를 받도록 한 것은 사무 전결처리 규칙 위반”이라고 말했다.

▽“지역특성 고려해야”=하남시 실무자들은 단속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하남시는 그린벨트 내 불법 건축물이 약 3600채이고 이 가운데 2744채가 물류창고로 불법 용도변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단속하는 공무원은 단 2명. 이들은 “다른 업무를 전혀 하지 않고 불법 건축물만 조치하는 데 적어도 6년 이상 걸린다”며 “최근 2년 동안 감사를 받는 데만 1년6개월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하남시 이철행(李哲行) 부시장은 “이행강제금 부과 업무를 시장 결재사항으로 바꾼 것은 지역경제와 주민 여론을 감안한 것”이라며 “모든 불법 건축물에 부과할 경우 이행강제금이 약 200억원에 달해 지역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고 주민이 반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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