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주 남강댐 하류주민들 여름마다 신경전

  • 입력 2003년 6월 16일 2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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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하류 지역 주민들을 모두 만족시킬 묘책이 없으니….”

경남 진주시의 남강댐을 운영하는 수자원공사 남강댐 관리단은 해마다 여름만 되면 걱정이 태산이다.

댐 유역면적에 비해 저수용량이 턱없이 적어 많은 비가 내릴 때 마다 즉각 방류를 해야 하지만 하류지역 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제각각 “우리 쪽으로 물을 많이 보내지 말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남강댐 배수문은 홍수 조절용인 사천만 쪽과 발전 방류용인 남강 쪽 등 2개. 사천만 쪽 방류량은 초당 3250t, 남강 쪽은 800t으로 설계돼 있다.

남강 하류지역인 진주시와 함안, 의령군 등 3개 시군과 주민들은 “농경지 등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초당 100t 이하의 발전 방류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천만 쪽으로 방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100mm 이상의 비가 내렸을 당시 진주와 함안, 의령 등지의 농경지 200여ha가 침수된 것은 남강 쪽 방류량을 늘린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당시 남강댐에는 초당 3800t이 유입됐고 사천만 쪽으로 초당 1900t, 남강 쪽으로 초당 280t을 방류했다.

반면 사천시와 주민들은 “저지대의 침수는 물론 사천만의 양식장 등에 큰 피해가 생긴다”며 “남강쪽 수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사천지역 주민들은 최근 남강댐 관리단을 찾아 “지난해 여름 사천만 쪽 방류량을 늘려 양식어장에 엄청난 피해가 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남강댐 관리단은 6월부터 10월 중순까지 댐 저수량을 총 저수량의 15% 이하인 4400만t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남강댐 관리단 관계자는 “하류지역에 특별한 제약이 없는 한 설계와 같이 사천만 쪽과 남강 쪽 방류량을 4대 1의 비율로 맞춘다”며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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