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동부가 불법 노조 선도한다면

동아일보 입력 2003-06-12 18:32수정 2009-10-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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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공무원들이 중앙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공무원 노동조합을 설립하기로 결의해 뜨거운 하투(夏鬪) 관리에 나서야 할 주무 부처가 자체 노사분규에 휩싸이지 않을지 걱정된다.

노동부는 공무원 노조를 허용하되 단체교섭권을 다소 제약하고 단체행동권은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안을 마련해 올해 안에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노동부 공무원들이 관련 법률이 제정되기도 전에 노조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발기인대회를 여는 것은 불법성 논란을 부를 여지가 있다. 권기홍 노동부 장관이 “노조가 불법 행동을 해도 주장이 정당하면 들어주어야 한다”고 노사관계 법질서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한 터에 소속 공무원들까지 노조 설립에 나선다니 노동부가 과연 불법 노사분규를 지도할 권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동부 노조 추진위원회는 가입 대상에 근로감독관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설사 공무원 노동조합법이 제정되더라도 근로감독관을 노조 가입 대상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감독관은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과 관련해 엄정 중립의 위치에서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노조원 근로감독관’이 생긴다면 기업들은 ‘노동부는 명실 공히 노동자 편’이라는 생각에서 조사 및 처분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승복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권 장관은 “노동부는 노동자 편에 서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노동부는 노사관계를 다루는 행정부처이지 노동자 편을 드는 노동단체와는 다르다.

경기의 하강곡선이 길어지고 기업들의 투자가 움츠러든 마당에 한국노총 총파업(6월 30일)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총파업(7월 2일) 등 대규모 하투가 예고돼 경제 불안 심리가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노사관계 주무부처인 노동부 공무원들이 노조 설립 추진에 몰두한다면 노사분규 조정업무가 제대로 될 것인가. 어쩌다 국민이 노동부 공무원들의 노조를 걱정하는 나라가 되었는지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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