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만에 숨진 아들 찾은 김동식씨 경찰청장 고소키로

입력 2003-06-03 18:36수정 2009-09-2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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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에 그치고 있는 경찰의 실종자 찾기 시스템을 고발합니다.”

실종 당일 열차 사고로 숨진 아들의 시신을 경찰의 공조 수사 미비로 47일 만에 찾은 김동식씨(45·서울 마포구 성산동)가 업무 소홀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기문(崔圻文) 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3일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공익소송 제기 신청서를 내고 본격적인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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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변사자 조회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고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서 47일 동안 돌아다녔습니다. 믿음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이번 일에 유감을 표하거나 한마디 위로라도 건네는 경찰관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평생 소송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김씨지만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결심을 했다는 것. 그는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형식에 그치고 있는 실종자 확인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는 뜻에서 소송을 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폐성 언어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준형군(15·정신지체 2급)은 4월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으로 견학을 갔다 오는 도중 실종됐다. 준형군은 경기 평택까지 내려갔다가 이날 열차 사고로 숨졌다.

그러나 경찰이 실종자와 변사자 리스트를 대조하지 않는 등 수사 소홀로 인해 평택의 한 파출소에는 준형군을 찾는 실종자, 변사자 전단이 나란히 나붙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결국 지난달 20일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 대표(49)가 우연히 변사자 전단에서 준형군을 발견함으로써 47일 만에야 시신이 가족들에게 인계될 수 있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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