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씨가 주장한 20여억원 자금출처-변제시기 의혹

  • 입력 2003년 5월 25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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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李基明)씨가 노 대통령이 경영하던 장수천의 채무 변제를 하는 데 사용했다고 주장한 20여억원의 변제시점과 자금출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씨는 올 2월 자신이 갖고 있던 경기 용인 땅을 매각해 채무를 전액 변제했다고 주장했으나 채권자인 한국리스여신측은 이미 지난해 7, 8월에 이씨가 부채 대부분을 상환했다고 밝혀 의문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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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측은 채무 변제에 쓰인 자금이 이씨의 돈이 아니라 ‘대선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이씨는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리스 채무 변제 과정에 대해 “유산으로 물려받은 용인 땅 2만4000평을 판 돈으로 갚았다. 올 2월 원매자가 생겨 ‘하늘이 돕는구나’싶었다”고 설명했다.

본보 취재 결과 이씨가 보유 중인 경기 용인시 구성면 청덕리 산 27의 2 일대 2만4600여평의 땅은 한국리스가 지난해 6월 18억2300만원의 가압류를 했다가 이씨가 장수천에 대한 채무를 모두 변제한 올 2월5일 이후인 2월24일 가압류를 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땅에 대해서는 올 3월3일 농협이 새롭게 22억7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했으며, 그 채무자는 S산업개발로 돼 있으나 아직도 등기부상의 소유주는 이씨로 돼 있다.

한국리스측은 장수천에 대한 총 35억원의 채권 중 △2001년 건평씨의 경남 김해시 진영읍 여래리 땅 300여평의 경매대금 12억원 △장수천의 공장설비 매각대금 1억9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0억원 이상을 이씨가 갚았다고 밝히고, 이씨의 채무 변제시점에 대해 “지난해 7, 8월 20억원 중 대부분을 상환하고, 올 초 나머지 3억∼4억원을 갚았다”고 설명했다.

한국리스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씨는 이미 지난해 7, 8월에 부채의 대부분을 상환했기 때문에 올 2월에 땅을 팔아 갚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과 건평씨는 파문이 확산되기 전에 한점 의혹이 없도록 국민 앞에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면서 “검찰도 주저 말고 수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배 부대변인은 “항간에는 이 돈이 대선과정에서 노 대통령측에 전달된 대선자금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청와대측은 건평씨와 이기명씨 등이 30억원을 마련해 한국리스 가압류를 해제했다고 밝혔지만, 이씨가 보증인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생돈 20억원을 날렸을까 의문”이라며 “이씨가 문화특보에 내정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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