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의 20배 ‘뻥튀기’

  • 입력 2003년 4월 30일 22시 24분


코멘트
서울 종로경찰서는 6만원짜리 중국산 수의와 18만원짜리 관을 수십배의 가격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유족들로부터 1억35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로 서울 양천구 신정동 A병원 대표 이모씨(60)와 이 병원 장례식장 실장 전모씨(51) 등 3명을 30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산 시가 6만원짜리 수의와 18만원짜리 관을 최고급 국산 삼베로 만든 수의와 국산 오동나무관이라고 속여 각각 115만원과 60만원에 파는 등 유족들을 상대로 모두 200여차례에 걸쳐 1억35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은 또 장의차 운수업체로부터 자신들의 장의차량을 이용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서울 도봉구 쌍문동 B병원 장례식장 직원 박모씨(56)와 동대문구 전농동 C병원 장례식장 직원 김모씨(46)를 구속하고 이들에게 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H운수업체 대표 고모씨(59)도 함께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와 김씨는 2001년 8월말부터 최근까지 1000여차례에 걸쳐 고씨로부터 장의차량을 이용해 주는 대가로 시신 운송요금의 20%를 ‘통신료’ 명목으로 받아 각각 1억2000여만원과 78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서울과 인천 지역 4개 병원의 장례식장 관계자 4명과 6개 운수업체 대표 6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이런 뒷거래로 인해 운수업체는 장의차 운전사에게 월급을 적게 줄 수밖에 없게 되고 운전사들은 유족을 상대로 웃돈을 요구하게 되는 구조적인 비리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