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잘못됐다” 동반자살

  • 입력 2003년 4월 18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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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20대 여성 2명이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음독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오후 8시6분경 강원 춘천시 온의동 시외버스터미널 뒤 야산에서 고모(23·무직) 김모씨(22·서울 K대 1년) 등 20대 여성 2명이 신음 중인 것을 이 마을 주민 박모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퇴근한 뒤 산책을 하던 중 신음소리가 들려 가보니 20대 초반의 여성 2명이 30m 간격으로 쓰러져 있었고 주변에 농약병과 신발, 가방이 흩어져 있어 119구조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고씨와 김씨는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18일 오전 숨졌다.

고씨는 부모에게 남긴 유서에서 “얼굴과 다리 마비는 외면적으로 괜찮지만 뼈와 입안의 둔한 감각으로 후유증에 시달려 견딜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무기력해지고 열정도 없고 매사에 의욕이 없다”며 심한 무기력증을 토로했다.

고씨는 올 초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수술과 턱 교정 수술을 받았으며, 4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 김씨는 최근 쌍꺼풀 수술을 받았으나 두 사람 모두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고성형외과 이강원 원장은 “최근 경기불황으로 덤핑수술 등이 성행하면서 성형수술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 같다”며 “경험이 많고 신뢰할 만한 의사를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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