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검사들의 감옥체험, “구속 결정 쉽게 할일 아니군요”

  • 입력 2003년 4월 13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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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번부터 1317번! 담배 등 모든 소지품을 영치하세요.”

11일 오후 7시 경기 여주교도소에 도착한 17명의 검사들은 신체검사 및 건강검진을 거쳐 미결수용 갈색 수의를 지급 받은 뒤 약 6평짜리 4인실과 4.17평짜리 3인실에 수감됐다. 이들은 초임검사들을 상대로 처음으로 실시된 ‘감옥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

2월 임용된 전국 검찰청의 초임검사 124명 중 자원자 17명은 11일부터 1박2일간 교도소에 갇혀 일반 수감자들과 같은 식단으로 식사를 하면서 짧게나마 교도소 생활을 체험했다.

이 프로그램은 초임검사들에게 행형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재소자 인권옹호 의식을 갖게 한다는 취지에서 법무연수원이 올해부터 시작했다.

이들은 감방에서 살인·횡령죄 등으로 복역 중인 기결수들과 함께 약 1시간 동안 토론을 하고 수용 생활의 고충에 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검사들은 이튿날 오전 6시30분경 기상한 뒤 접견실에서 접견체험을 한 뒤 교도소 곳곳을 탐방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교육과정에 참가한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정종선(鄭鐘善·36·사법시험 42회) 검사는 “호기심 충족차원이 아니라 재소자들 생활을 보고 검사가 내린 결정이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느끼기 위해 이번 교육에 참여했다”며 “짧았지만 이번 경험이 앞으로 검사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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