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1시반경 경기 가평군 외서면 원대성리 46번 국도 원대성리 정류장 앞에서 가평에서 춘천으로 향하던 관광버스(운전사 박재수·59)가 앞서 가던 관광버스(운전사 박희영·56)를 들이받았다. 이 관광버스들은 남인천여중 3학년 학생들을 태우고 강원도 강촌으로 체험학습을 가던 길이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윤나래양(15) 등 학생 54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3개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버스정류장에서 시외버스가 멈춰 서자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뒤따르던 관광버스들이 급정거하면서 추돌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이에 앞서 9일 오후 2시35분경 인천 청천초등학교 6학년 123명을 태운 관광버스 4대가 경북 칠곡군 왜관읍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연쇄 추돌하는 바람에 김아름양(13·인천 부평구 청천동) 등 학생 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학생들은 이날 아침 인천 부평을 출발해 경북 경주시로 수학여행을 가던 길이었다.
이날 사고는 도로 공사로 교통이 정체되면서 앞차들이 정차한 것을 발견하지 못한 맨 뒤편 관광버스가 앞차를 들이받으면서 빚어졌다. 이 충격으로 버스 3대가 잇따라 추돌했으며 맨 앞쪽 관광버스는 서있던 승용차 2대를 들이받는 등 6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고속순찰대는 “학생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다른 차가 끼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앞차와 ‘꼬리 물기’식으로 운전하는 악습이 여전하다”며 “만일 직선도로가 아닌 내리막 곡선도로였다면 피해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관광버스들은 불과 수m의 차간거리를 두고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학여행 관광버스가 고속도로를 운행할 때는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도록 되어있지만 이 학교의 경우 경찰에 호송을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2000년 강원 추풍령에서 수학여행 관광버스가 추돌, 학생 18명이 숨지고 9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자 수학여행용 버스가 경찰 에스코트를 받도록 지시했었다. 한편 올 들어 4월 현재 경부고속도로 추풍령∼경주 구간에서만 관광버스에 의한 추돌사고가 10여건 발생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가평=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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