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유도발언’ 소환거부 이해찬의원 즉결법정서 신문키로

  • 입력 2003년 4월 11일 0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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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兵風) 수사 유도 발언’과 관련한 고발 사건의 핵심 참고인으로 검찰의 소환 요구를 거부해 온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이 결국 법정에서 검찰의 신문을 받게 됐다.

서울지법 형사31단독 윤정근(尹正根) 판사는 10일 “검찰이 청구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받아들여 17일 오후 서울지법 즉결법정에서 이 의원을 출석시켜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판사는 “증인신문을 하는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이 의원이 사건의 핵심적인 인물인 점 등을 고려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법정에 출석해 법관이 입회한 상태에서 검찰의 신문에 답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해 이 의원을 강제구인하거나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형사1부는 지난달 26일 이례적으로 이 의원에 대해 ‘공판 전 증인신문’을 법원에 청구했다.

‘공판 전 증인신문’이란 범죄수사에서 꼭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이 수사기관의 출석 또는 진술 요구를 계속 거부할 경우 검사가 첫 번째 공판 기일 이전에 한해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하는 제도.

한편 한나라당은 지난해 8월 이 의원이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국회에서 거론해 달라는 요청을 누군가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당시 박영관(朴榮琯·전주지검 차장) 서울지검 특수1부장이 이 사안에 관련이 있다며 박 전 부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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