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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7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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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이 와중에서도 주무부처인 교육인적자원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가 뒤늦게 ‘교육현장안정화추진단’을 만들겠다고 나서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교조 성명=전교조는 7일 성명을 내고 “서승목 교장이 스스로 유명을 달리한 사건에 대해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교육현장에 만연된 잘못된 관행과 불행한 대립의 결과인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생과 조화의 새로운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 성명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나 책임의식을 느낀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전교조는 “일부 언론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고인을 두 번 욕되게 할 수도 있음을 특히 주목한다”고 비난 여론의 탓을 언론에 돌렸다.
▽교총 성명=한국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대화로 풀 수 있는 학내 문제가 전교조의 조직적인 압박과 개입으로 확대됐다는 점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총은 “전교조가 조합원이 아닌 기간제 교사의 문제를 빌미로 교장에게 압력을 가한 것은 교권침해 행위인 만큼 자숙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움직임=한국국공사립초중고교 교장단 협의회는 성명에서 “학교 현장에서 일부 교원단체들의 탈법 위법 행위가 빈번했는데도 교육당국이 수수방관해 이런 사태가 야기됐다”며 “서 교장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간 주모자를 처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국공업고등학교 교장회 이종욱(李鍾郁·서울 은곡공고 교장) 회장은 “전교조가 그동안 교육문제는 물론 교원 인사까지 간섭하며 월권을 저질러 왔다”며 “장례식 뒤 전국초중고 교장단의 결의를 모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반응=서 교장 자살사건으로 교육계가 연일 시끄러운데도 교육부는 7일 오전까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는 교육부의 침묵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이날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시도교육청, 교직단체, 교원, 학부모, 교육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교육현장안정화추진단’을 만들어 교육현장을 상호신뢰와 협조의 장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 전교조 교사등 곧 소환조사▼
▽학부모단체 반응=‘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등 4개 학부모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전교조가 서 교장의 자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전교조 교사에 대한 수업거부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충남 보성초등학교 학부모 30여명은 이날 오전 9시반 학교를 찾아와 “전교조 교사들에게 수업을 맡길 수 없다”며 수업 대기 중이던 학생들을 급식실로 데려가 수업을 받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 뒤 함께 귀가했다.
▽경찰 수사=충남 예산경찰서는 서 교장의 부인 김모씨(53)가 전교조 충남지부 간부 2명과 교사 3명에 대해 명예훼손 및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장례식이 끝난 8일부터 고소인과 전교조 교사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서 교장의 영결식은 8일 오전 10시 보성초등학교에서 학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예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전교조 인터넷게시판에 자성 촉구 글▼
“서 교장에게 죄가 있다면 ‘성실과 원칙’이었다. 평생 정해진 규칙을 한치의 융통성도 없이 지키시던 분이셨기에 그로 인해 죽음에 이르렀다….”
7일 전교조 충남지부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오른 ‘울분’이라는 필명(글번호 555)의 글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서 교장과 같이 근무한 적이 있으며 현재 전교조 조합원이라는 그는 감정을 억누르고 서승목 교장 사건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당신들(전교조)은 소중한 생명을, 아니 가족과 예산군의 선량한, 교사들의 마음을 함께 죽였다.”
그는 이어 “(서 교장은) 이미 구두사과를 했는데도 옷까지 벗고 무릎을 꿇으라니 어찌 견디겠는가. 40년간 한치의 흠도 자신에게 용납하지 않던 자존심을 무너뜨리니 어찌 그분이 살 수가 있었을까”라며 전교조를 원망했다. ‘차 시중’ 주장을 제기한 진 교사에 대해서는 “차 배달을 강요했다고요? 아버지에게 차 한잔 타 드릴 때도 배달이라 생각하나 보지요?”라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전교조에 대한 충고를 덧붙였다. “어떤 게 진짜 참교육을 위한 길인지, 이젠 자중을 하십시오. 당신들도 노조원이기 전에 한 인간입니다.…인간으로서 자비심과 양보, 사랑을 가지십시오. 그런 무서운 증오심과 이기심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참교육을 펼친다고 말하지는 마십시오….”
한편 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는 “필명만으로는 전교조 조합원인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수묵기자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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