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속철, 금정산-천성산 안뚫는다

  • 입력 2003년 4월 6일 21시 36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노선 전면 재검토’와 ‘공사중단’ 지시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끊이지 않던 경부고속철도 경남 양산∼부산간 건설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최종찬(崔鍾璨) 건설교통부 장관과 정종환(鄭鍾煥) 고속철도공사 이사장, 금정산 천성산 관통반대 시민 종교 대책위원회 허탁(許鐸) 공동대표 등 30여명은 5일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종무소에서 1시간 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총리실 직속의 ‘대안노선 검토위원회’ 구성 △양측이 기존 관통노선과 직선노선의 고수입장 양보, 다른 대안노선 검토 △추후 운영방안은 실무협의에서 논의키로 합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인 도관(道觀) 스님은 “대다수 부산시민이 금정산을 뚫는 것을 정서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대안노선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간의 갈등 우려에 대해 “경주, 울산 시민단체들을 만나 보니 모두 환경문제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구자상(具滋相) 공동집행위원장도 “직선노선을 두고 돌아가는 것은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미래지향성 등을 놓고 따져볼 때 최악”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금정산 천성산을 뚫지 않는 기존 경부선의 복복선화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대안노선을 검토하자”며 “총리실 직속 ‘대안노선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중립적인 전문가들이대안노선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대책위 김달수(金達守) 사무국장은 “건교부가 기존 관통노선 고수 입장을 버리고, 대책위도 직선노선 입장을 고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정산 천성산을 뚫지않는) 모든 가능한 대안노선을 검토하자”고 재차 확답을 요청했다.

이에 최 장관은 “현재 노선이 좋고 나쁘고를 따지지 말고 많은 대안노선을 그려보고 금정산 천성산 쪽도 다시 생각해 보자”고 답변했다.

그는 또 “기존노선은 대구∼부산 직선노선보다 30㎞나 더 길어 건설비가 1조 이상 더 예상되지만 경주를 돌아오면 연간 4000억 이상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경제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는 “전제를 버리고 모든 가능한 선을 다 그려보고, 총리실 직속 재검토 위원회를 구성해 보자”며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성의껏 잘해 보자”고 말해 합의를 도출했다.

결국 ‘대안노선 검토위원회’ 구성이란 큰 틀의 합의를 이룬 양측은 조만간 내부협의와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운영방안과 일정 등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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