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형평운동 80돌기념행사 "차별철폐운동 영원할것"

  • 입력 2003년 4월 1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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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公平)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은 인류의 본량(本良)이라. 우리는 계급을 타파하며, 모욕적 칭호를 폐지하며, 교육을 장려하야 우리도 참사람이 되기를 기약함이 본사(本社)의 주지(主旨)이라.”

24일은 경남 진주에서 사회운동가와 백정(白丁) 지도자들이 형평사(衡平社)를 설립, 이같이 선언하고 신분해방과 차별철폐 운동인 ‘형평(衡平)운동’을 시작한지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형평운동 기념사업회(이사장 김장하·金章河)는 1일 “80주년 기념사업 주제를 ‘형평운동과 문화의 만남, 그리고 인권 증진의 국제적 연대’로 정해 형평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리고 나아가 인권 운동을 한차원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22, 23일에는 극단 ‘현장’이 형평운동을 그린 연극 ‘불꽃’을 진주시 청소년수련관에서 공연한다. 25일에는 진주오광대 보존회가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형평운동과 관련된 창작탈춤 ‘형평 오광대’를 무대에 올린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경상대 통일평화인권센터, 일본의 부락(部落)해방·인권연구소는 24일 경상대 남명학관에서 ‘21세기 인권 발전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학술회의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의 학자들이 참석한다.

또 25일에는 국립진주박물관 소강당에서 일본과 인도의 하층민인 부락민, ‘불가촉 천민(달리트)’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고 이후 2주 동안 이들의 생활상 등을 소재로 한 사진전을 개최한다.

10년전 출범한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성금을 모아 96년 진주성 정문에 ‘형평운동 기념탑’을 세웠으며 해마다 12월에는 ‘진주 인권회의’를 열고있다.

김중섭(金仲燮) 형평운동 80주년 기념사업 특별위원장은 “형평운동은 차별철폐를 위한 저항운동이자 교육운동, 인간성 회복운동이었다”며 “인권신장을 위한 노력들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23년 4월 24일 동아일보 진주지국장을 지낸 양반출신 강상호(姜相鎬·1882∼1957)와 백정 가문의 장지필(張志弼·1882∼1970년대 중반) 등 20여명이 주도해 형평사를 만들어 전국에 조직을 두고 천민계급의 지위향상을 위한 사회운동을 벌였다. 형평은 ‘백정의 작업 도구인 저울(衡)처럼 평등한 사회를 지향한다’는 의미. 1935년 대동사(大同社)로 개칭되면서 단체의 성격도 달라졌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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