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구계등 살리기' 주민 공단 힘모았다

  • 입력 2003년 3월 25일 2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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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계등 갯돌을 돌려주세요.”

전남 완도군 주민들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명승 제3호인 정도리 구계등(九階燈)의 옛 모습을 되찾아 주는 ‘갯돌 되돌려놓기 운동’에 나섰다.

이 운동은 탐방객들이나 지역 주민들이 관상용이나 건축용으로 구계등 해안가에서 가져갔던 갯돌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은 일종의 생태계 보전 운동.

구계등은 완도읍에서 서남쪽으로 4㎞ 떨어진 정도리 해안가의 길이 800m, 폭 50m, 면적73만㎡ 규모로 검은 갯돌이 파도에 씻겨 아홉 계단 모양으로 쌓였다는 뜻에서 구계등으로 불리고 있다.

구계등 갯돌은 작게는 달걀만한 것에서 수박 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모두 하나 같이 둥근 모양을 하고 있으며 남향의 해안선에 햇살이 비치면 진주같이 빛나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하나 둘씩 가져가고 차량을 이용한 대량 밀반출까지 잇따라 갯돌 수가 크게 줄어 들었다.

갯돌수 감소로 군데군데 모래가 드러나고 해초가 자라나 원형 탈모증에 걸린 것처럼 흉한 모습을 드러내자 완도군 주민들과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해상관리사무소, 완도해양경찰서가 지난해부터 구계등 살리기에 나섰다.

주민들과 공단직원들은 19일 옛 완도서초등학교 화단과 운동장 등지에 묻혀 있는 갯돌 3000여개를 구계등으로 옮기고 앞으로 완도지역 학교나 관공서 등지서 관상용이나 정원 단장용 등으로 사용돼온 갯돌을 수거해 자연의 품으로 되돌려 주기로 했다.

주민 배권동씨(50)는 “그저 평범한 바닷가로 전락한 구계등이 주민들과 공단측의 노력으로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도해해상관리사무소측은 관광객들이 가져간 갯돌을 무기명 우편(완도군 완도읍 개포리 1240-8 다도해해상관리사무소)으로 보내주면 정도리 해안가에 되돌려주겠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관리사무소 061-552-3386

완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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