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민방사업자 선정 청탁 이기택씨 무죄원심 파기

  • 입력 2003년 3월 1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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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조무제·趙武濟 대법관)는 14일 경성그룹 이재학(李載學) 사장으로부터 민방사업자 선정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된 이기택(李基澤) 전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도 정치인의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써 실체를 갖는 한 뇌물로 봐야 한다”며 “피고인의 지위 및 직무권한, 돈이 전달된 경위 등을 볼 때 3000만원은 뇌물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민방사업자 선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위원회에 소속돼 있더라도 뇌물수수죄 성립에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원심은 직무 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94년 7월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이 사장에게서 대전지역 민방사업자 선정 관련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98년 11월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 3000만원이 선고됐으나 2심에서는 “이 전 의원이 받은 돈은 단순한 인사치레 또는 정치자금이라고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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