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규모 물갈이人事]盧와 사시 동기6명,핵심요직 차지

  • 입력 2003년 3월 11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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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생인 17회 검찰 간부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에서 대거 핵심요직을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생 가운데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모두 6명. 검사장급 이상 전체 40명(42석 중 2석은 공석) 가운데 사시 14회가 6명, 15회는 9명, 16회는 7명이라는 점에서 보면 수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17회가 차지한 자리는 이른바 법무부와 대검의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곳이다.

우선 정상명(鄭相明) 법무부 기획관리실장이 사실상 앞으로 추진될 검찰 개혁의 주무 사령탑이 될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다.

안대희(安大熙) 부산고검 차장은 검사장 승진 1년 만에 전국 특수수사를 조정 통제하는 수사사령탑인 대검 중앙수사부장에 발탁됐다.

이기배(李棋培)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도 전국의 선거와 공안을 담당하는 대검 공안부장에 배치됐다. 법무부는 인사명단을 발표하면서 “이 공안부장은 정통 공안이 아니다”며 “앞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공안업무를 다루어달라”고 주문, 발탁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유성수(柳聖秀) 서울고검 검사는 이번에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곧바로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됐다. 대개 검사장 중 가장 아래 기수에서 맡던 대검 감찰부장은 이번에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이 검사에 대한 감찰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요직으로 바뀐 자리.

유 검사장은 그동안 2차례나 검사장 승진대상에서 탈락, 이번에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그의 고시합격기에서 “우리 기수의 수석합격자는 법대가 아닌 공대출신이었다”라고 적고 있어 이번 발탁은 노 대통령이 직접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사시 17회 시험에서는 이례적으로 서울대 공대 출신인 유 검사장이 수석을 차지했던 것. 이 밖에도 이종백(李鍾伯)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임승관(任承寬) 서울고검차장도 각각 인천지검장과 창원지검장 등 비중있는 일선 검찰청의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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