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高陽에 후보 안내나" 민주당 신-구주류 공천 말다툼

  • 입력 2003년 3월 5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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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 덕양갑의 4·24 재보선 공천 문제가 민주당 신구주류의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구주류의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당 조직강화특위가 구성됐음을 보고하며 “조강 특위는 고양 덕양갑 등의 공천을 위한 것인데, 보도에 따르면 우리 당이 덕양갑에 공천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 집권당이 공천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최고위원회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고양 덕양 보선의 공천을 보류한 채 개혁국민정당 유시민(柳時敏) 전 대표를 밀어주려는 신주류의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었다. ‘반노(反盧)’ ‘비노(非盧)’ 성향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이었던 박종우(朴宗雨) 의원도 “민주당이 고양에 후보를 안 내기로 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아는 게 없어 대답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구주류 및 후단협측 의원들이 이처럼 덕양갑 공천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이번 공천이 신주류의 향후 정국구도를 가늠할 시금석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구주류의 한 의원은 “신주류가 덕양갑에서 유시민씨를 밀어주겠다는 것은 구주류를 배제한 채 이른바 개혁파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을 통해 정국을 운영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주류의 이미경(李美卿) 의원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고양은 개혁국민정당과의 관계도 있으므로 양당 통합 가능성을 생각해서 결정(비공천)해야 한다”며 통합문제를 정면 거론하는 등 ‘내 갈길’을 고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그 문제는 조강특위에서 논의토록 하자”며 서둘러 논의를 중단시켰지만, 갈등의 소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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