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녹취록 조직적 은폐 확인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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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3일 윤진태(尹鎭泰·63) 전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을 소환해 녹취록 조작 등 증거인멸과 은폐에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이에 앞서 대구지하철공사 간부와 직원 6명이 사고 당시 1080호 기관사 최상열씨(39)와 운전사령간의 교신 내용을 일부 누락한 녹취록 작성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18일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사령팀장인 곽모씨(51)가 같은 사령실 소속 운전사령 조모씨를 통해 통신사령 한모씨에게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검 형사5부는 이날 중앙로역 화재 당시 종합사령실에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은 1079호 전동차 기관사 최정환씨(34)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곽씨가 사고 직후 윤 전 사장에게 전화 또는 구두로 여러 차례 사고 경위 등을 보고한 사실을 밝혀낸 데 이어 녹취록 조작에 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과 감사부 등 2개 부서 직원들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윤 전 사장이 이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윤 전 사장과 곽씨 등 7명을 대상으로 녹취문 축소 작성 경위를 조사한 뒤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 사실이 드러나는 대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참사의 사망자는 대구 동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아 온 이순자씨(63·여)가 3일 오전 숨짐에 따라 이날 현재 198명(부상 14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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