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미확인시신 80구, 실종자신고 307명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51분


코멘트
대구지하철 참사의 추정 희생자 수와 신고된 실종자 수에 큰 차이가 있어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규모를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며 항의하고 있다.

19일 대구시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이 사건 사망자는 수습된 시신 53구와 전동차 내의 미확인 시신으로 추정되는 71구로 124명.

재해대책본부측은 이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는 객차 내 시신 71구와 사망자(53명) 중 신원 미상자 9명 등 모두 80명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재해대책본부에 신고된 실종자 수는 307명으로, 미확인 희생자 80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 사실 307명은 대구지하철공사측이 매년 2차례 조사한 통계자료에 근거해 발표한 사건 차량 탑승객 추정치 430명(대곡행 180명, 안심행 250명)과 비교해도 너무 많은 수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시신의 신원 파악이 늦어지면서 보상 등에서 손해 볼 것을 우려한 시민들의 실종신고가 폭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탑승객의 신원이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항공기나 철도 등과 달리 지하철은 이용객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

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신고된 실종자 수는 당초 1547명이었으나 이중신고와 귀가 및 사망확인 등을 빼자 열흘 만에 409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최종 실종자는 43명으로 결론이 났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대부분이 사고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한 사람들”이라며 “정확한 피해규모가 드러날 때까지 실종자를 희생자 수에 포함시키고 시신 수습 현장에 입회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시신 확인 작업을 위해 사고 지하철 차량이 보관돼 있는 서구 진천동 월배차량기지로 몰려가 확인을 요구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집계된 실종자 수는 확인절차 없이 접수한 것이므로 실제 희생자 수와 차이가 있다”며 “최대한 빨리 시신 수습과 현장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