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22년간 교단 3번째 쫓겨나지만…”

  • 입력 2003년 2월 11일 00시 40분


코멘트
‘22년간 세번 교단에서 하겨난 선생님.’

충남 부여 세도중 최교진(崔敎振·52) 교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최근 최근 대전고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0년 전교조 부위원장을 지내며 단체교섭 이행 투쟁을 벌이다 교원노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오는 15일 도 교육청 징계위원회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미 지난달 직위해제된 상태.

이번 해직은 그에게 3번째. 75년 공주사대에 재학중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다 제적당했던 그는 81년 대천여중 교사로 처음 교단에 섰다. 그러나 84년 학생들의 봉사활동때 한 광주항쟁 관련 발언이 문제가 첫 번째 해직됐고 이어 89년에는 강경여중 재직시절 전교조 문제로 구속되면서 또 해임됐다. 이번 직위해제까지 포함하면 3번 해직된 것. 그는 교사가 된 후 22년동안 14년을 교단 ‘밖’에서 생활했다. 그는 학교를 떠나 있으면서 전국민주실천교사협의회 공동의장, 전교조 충남지부장 및 수석부위원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직위해제 사실이 알려지자 세도중 홈페이지에는 ‘선생님 힘내세요’, ‘다시 우리 품으로…’라는 글이 하루 50여편씩 오르고 있다. 학생 227명이 서명한 탄원서가 대법원에 제출되기도 했다.

최씨는 최근 자신의 짐을 정리하며 급훈인 ‘나보다 우리’라는 액자를 내렸다.

“12일 담임을 맡았던 3학년 아이들의 졸업식입니다. 담임없는 졸업식이라니…. 교사 자격은 아니지만 일반인 자격으로 참석할겁니다.”

최씨는 “학교로 돌아가기 전까지 시민단체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