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大 합격자 45% 고대 연대 복수합격

  • 입력 2003년 1월 30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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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수험생의 45.2%가 고려대 연세대 등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분석돼 대학마다 합격자들이 더 나은 대학을 찾아 이탈하는 ‘연쇄이동’으로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연대 인기학과 이탈 심해=30일 고려학력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정시모집 ‘나’군인 서울대와 ‘가’군인 고려대 연세대의 합격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합격자 2757명의 45.2%인 1247명이 모집군이 다른 고려대(17.1%)와 연세대(32.8%)에도 응시해 중복 합격했다.

올해 서울대의 복수합격자 비율은 지난해 53%보다는 7.8%포인트 줄었지만 2000학년도(37.9%)와 2001학년도(35.6%)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대의 일부 이공계 학과는 중복 합격자들이 고려대와 연세대의 인기학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 추가 등록도 예상된다.

서울대 인문계는 사범대 어문교육계 합격자의 72.1%가, 경영대는 71.5%, 인문대는 70.5%가 고려대 연세대에 복수합격했다. 자연계는 수학통계학계열 60%, 의예과 52.8%, 지구환경과학계열은 51.2%가 복수합격했다.

고려대는 법대 64.8%, 정경대 25.9%, 경영대 19.9%, 국제학부 28.5%, 의대 21.8% 등이 서울대에 복수합격했다. 연세대도 의대 41.3%, 사회계열 40.6%, 공학계열 35.1%, 인문계열 18.8%가 서울대에도 합격했다.

이 밖에 성균관대와 한양대, 이화여대 등의 인기학과 합격자 가운데 상당수가 서울대에 복수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쇄 대이동=각 대학들은 대학별로 2월6일까지 합격자를 발표하고 7∼10일 1차 합격자 등록을 받는다. 미등록 인원이 발생하면 복수합격자들의 연쇄이동이 시작돼 추가 합격자 발표(11일), 추가 등록(12∼13일)을 거쳐 20일까지 미등록 충원이 계속된다. 그래도 충원이 안 되면 22∼28일까지 새로 원서 접수를 받아 추가모집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상위권대의 비인기학과의 경우 정원 미달이 생기면 중위권대와 하위권대까지 합격자 연쇄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지난해 1차 등록률이 대부분 90% 이상이었지만 농업생명과학대 자연계(81.8%) 간호대(57.6%) 약학대(63.6%) 등 일부 학과는 합격자가 고려대와 연세대의 인기학과로 빠져나가 처음으로 추가모집을 실시했다.

고려대 법대도 189명 모집에 83명(43.9%)만이 1차에 등록했고, 93명을 모집한 연세대 의대는 1차 등록률이 69.9%였다.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劉炳華) 평가실장은 “취업에 유리한 학과에 수험생이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에도 상당수가 고려대와 연세대의 유망 학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비 합격자 대기=대학마다 합격자 이탈에 대비해 모집정원의 2∼4배 예비 합격자를 정해두고 미등록 인원이 생기면 예비 합격자에게 추가 합격을 통보한다.

따라서 1차 합격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고 추가 합격에 대비해 전화로 곧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등록한 대학을 포기할 경우 먼저 등록포기 각서를 제출하고 등록금을 환불받은 뒤 추가 합격 대학에 등록하면 된다. 대학이 정한 등록금 환불기간에 등록을 취소하면 전액을 돌려주고 그 이후에는 등록금의 10% 정도를 제한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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