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15년간 희귀본등 7000권 모은 강전섭 교사

  • 입력 2003년 1월 15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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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적들을 수집하는 것은 역사를 모으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충북 청주시 대성중 강전섭(姜銓燮·48·사진)교사는 소문난 고서(古書) 수집광이다.

강 교사가 15년째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모은 책자는 구한말 교과서를 비롯해 모두 7000여권이나 된다.

그가 고서수집에 나선 것은 1989년부터. 석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다 한 고서 수집가를 만나면서 자료보존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생들에게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공부했던 교과서를 보여주어야겠다는 욕심도 작용했다. 이때부터 그는 전국의 헌 책방과 골동품점 등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동안 강 교사가 수집한 책자는 옛 교과서를 비롯해 교육관련자료, 문학 역사 서적, 잡지 등 다양하며 이 가운데는 희귀본도 상당수다.

그가 수집한 교과서에는 조선시대 서당 등에서 사용했던 사서삼경, 소학, 명심보감 등 200여권이 포함되어있다. 또 개화기 교과서 300여권, 일제시대 교과서 700여권, 광복직후부터 2차교육과정이 끝난 1973년까지 사용된 교과서 1000여권 등 모두 2000여권을 수집했다.

특히 1895년 근대교육 최초로 발행된 교과서로 알려진 소학독본, 조선역사와 국내 최초의 세계 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 광복 후 첫 발행된 국어 교과서 한글 첫걸음, 사회교과서 국민 등은 희귀 원본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1908년 발행된 잡지 소년 개벽과 유길준의 서유견문 등도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강 교사는 “충북지역에 교육자료 전시관 같은 시설이 만들어지면 지금까지 모은 책자를 기증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소망이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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