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공무원 '낯뜨거운 인터넷 싸움'

  • 입력 2003년 1월 15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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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들 승진시키기 위한 대기장소이지 무슨 썩어빠진 인사교류….”

“시군 너희들끼리 잘 해봐라. 이번 기회에 말 안 듣는 시군은 감사를 강화해 본때를 보여주고 왕따시켜버리자.”

사무관 이상 간부의 인사교류관행을 둘러싸고 도청과 시군 공무원들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들끼리 인터넷을 통해 극단적인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본보 10일자 A27면 참조

경북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와 시군청 홈페이지에는 도청과 시군공무원들이 서로 원색적인 비난이 1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도청 공무원들은 “재정자립도가 높은 포항 구미 경산 정도는 제외하고 나머지 시군은 이번 기회에 본때를 보여주고 왕따시켜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시군을 제재하지 않으면 점점 오만불손해질 것”이라며 시군의 태도를 비난했다. 구미시공직협은 “인사교류는 대등해야 하는데 도가 낮은 재정자립도를 볼모로 법적 근거가 없는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청 무용론(無用論)도 등장했다. 시군 공무원들은 “도의 자치기능 능력이나 상급기관처럼 군림하려는 발상을 보면 도청을 운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도의 규모와 기능을 축소하고 광역행정만 맡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청 공무원들은 “도청을 없애면 읍면동이 있는데 시청과 군청을 따로 둘 필요가 있으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영주시 직원은 “도청의 위상은 시군보다 상위 측면과 대등한 측면이 함께 있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많다”며 “도청도 구시대적 관행으로 시군을 바라보는 권위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시군도 광역단체인 도의 위상을 인정하고 서로 협조하는 것이 주민행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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