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 자제를” 6만명 집회… 기독교단체 ‘평화기도회’ 서울시청앞 열려

  • 입력 2003년 1월 12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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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주최로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기도회’에서 참가자 6만여명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변영욱기자 cut@donga.com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주최로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기도회’에서 참가자 6만여명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변영욱기자 cut@donga.com
한국기독교총연합회(회장 김기수)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회장 최해일)는 11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만여명(주최측 10만명 추산)이 모인 가운데 ‘나라와 민족을 위한 평화 기도회’를 갖고 “북한은 민족의 평화통일과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핵개발 계획을 즉시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평화기도회 준비위원회(위원장 길자연)가 주관해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 강행과 미국의 대응이 어우러지면서 한반도에 긴장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정부는 한미간 우호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살신성인의 각오로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또 “우리의 안보상황과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한다”며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일부의 행위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과 미국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해 북한의 핵문제 등 한반도 현안을 대화와 협상을 통한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 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유엔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구했다. 준비위원회는 앞으로 서울 부산 등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평화기도회를 계속할 계획이다. 참석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기도내용이 담긴 풍선 1만여개를 날려보냈다. 길 준비위원장은 “현재의 시국상황이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태로 흐르고 있다”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북핵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원 10여명이 방독면과 방사능 보호대 등을 착용하고 핵개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퍼포먼스를 가졌으며 일부 회원들은 ‘미군 철수 반대’ ‘북한 핵개발 포기’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태우려다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기도 했다. 경찰은 당초 이날 집회에서 여중생 범대위 및 진보단체들과의 충돌이 있을 것으로 보고 15개 중대 1800여명의 경찰력을 시청 앞 등 서울 시내 주요지점에 배치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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