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수능 반영영역 변경 고2 보충수업 열기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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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선택과목이나 반영영역이 달라지면서 일선 고교에서는 겨울방학 중 보충수업을 늘려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내년에도 재수생 강세가 예상되는 데다 새 입시제도가 도입될 경우 사실상 재수가 힘들어져 학교마다 연초부터 학력 올리기 경쟁에 나선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방학 중 보충수업을 80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지만 일부 고교들은 이를 어기고 보충수업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별로 보충수업 희망자가 지난해보다 20∼30%씩 늘었고 학원들이 많지 않는 지역의 학교에서 보충수업 요구가 많다는 것.

서울 P고는 내년 1월 초부터 3주간 고 1, 2 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하루 70분짜리 수업을 3시간씩 보충수업을 할 계획인데 80% 이상의 학생이 수강 신청을 했다.

이 학교는 보충수업이 끝나면 고3으로 올라가는 학생들의 반 편성을 미리 앞당겨 2월10일경부터 아예 3학년 수업을 본격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강북지역은 학원 의존도가 낮아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시켜주길 원한다"며 "대입제도가 바뀌면 재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학부모 학생 모두 긴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고교도 2월 중 3학년 수업을 시작할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우고 있고, D여고는 2월12일부터 22일까지 40시간의 보충수업을 하기로 했다.

서울 S여고는 국영수 등 8개 과목에 걸쳐 1월2일부터 20일간 80시간의 보충수업을 실시할 계획인데 전교생 500여명 중 270명가 수강신청을 한 상태다.

서을 C고 교감은 "1월3일부터 23일까지 80시간의 보충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강북 고교 중 80시간 이상 계획한 학교도 있지만 교육청의 눈치를 보느라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H고는 1월3일부터 23일까지 80시간의 보충수업을 실시할 계획인데 희망자가 30%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

고2 학생들의 이 같은 보충수업 열기는 학원가에도 이어져 예비 고3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는 거의 매진된 상태다.

서울 종로학원이 30일 예비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을 가르치는 강좌를 개설했는데 수강생 1500명이 이미 이달 초 등록을 마쳤다는 것.

정일학원 관계자는 "1, 2월 특강에 대한 전화 문의가 12월 초부터 쇄도해 수강 인원이 30∼40%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도권 근교의 학원에서 숙식하며 수업을 듣는 기숙사형 학원도 개강 한두 달 전에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다.

학부모 이모씨(46)는 "겨울방학 동안 고2 아들을 경기 포천의 한 기숙사형 학원에 보내려고 이달 초에 문의했지만 자리가 없어 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의 D학원 상담실장은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고2 학생을 보낼 수 없느냐'는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며 "겨울방학 중 250명을 받는데 한달 전에 모두 찼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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