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VIP라인 소동…도곡동 타워팰리스주민 전용줄 만들어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8시 33분


‘투표장의 VIP라인 논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2동 숙명여고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 차별’ 논쟁이 벌어졌다.

발단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알려진 타워팰리스 주민을 위해 별도의 ‘투표 전용 줄’이 만들어졌기 때문.

이날 오전 9시경 숙명여고 교육정보관 투표소 앞에 도곡2동 주민들이 몰려 200m나 줄이 이어지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타워팰리스 주민은 먼저 투표할 수 있도록 따로 줄을 서달라”고 말했다. 타워팰리스 주민들은 선관위가 마련한 전용줄을 이용, 기다리지 않고 투표를 했다. 이를 지켜보던 비(非)타워팰리스 주민들은 선관위와 도곡파출소 직원에게 “일을 똑바로 하라” “타워팰리스 주민이 특별대우를 받는 이유가 뭐냐”며 잇따라 항의했고 오전 10시경 다시 한 개의 줄로 ‘원위치’ 됐다.

이완근 도곡2동 선관위 위원장은 “통과 반이 비슷한 타워팰리스 주민들은 명부가 따로 정리돼 있어 효율적으로 투표를 진행하려 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투표장인 숙명여고 운동장은 이날 오전부터 렉서스, BMW, 벤츠 등 50여대의 고급차들로 가득 메워져 ‘외제차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최근 ‘부촌 중의 부촌’으로 떠오른 도곡2동은 타워팰리스를 비롯해 대림아크로빌, 우성캐릭터빌 등 다양한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 있으며 평당 평균가는 2200만원, 최고가 아파트는 28억원에 이른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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