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철인공무원 달리는 행정서비스”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7시 36분


‘건각(健脚)의 공무원들.’

‘달리면서 봉사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일 새벽 대구 시가지를 달리는 공무원들이 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모임인 ‘대구시청마라톤클럽(대시마)’ 소속 공무원들(사진)이 그 주인공들.

지난해 4월, 80명의 직원들이 ‘건강을 다져 시민들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 아래 순수 직장 동호인 모임으로 ‘대시마’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같은해 5월 부산 다대포마라톤 대회 참가를 시작으로 춘천마라톤, 동아경주 오픈마라톤, 국토종단 이어달리기 등 지금까지 13회에 걸쳐 국내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특히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서울국제동아마라톤 대회 42.195㎞ 풀코스를 회원 15명이 완주, 강철같은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인 달리기에서 느끼는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완주한 뒤에 맛볼 수 있는 희열에 매료돼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마라톤인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회원들 중 여성 마라토너 6명이 ‘우먼파워’를 과시하며 맹활약중이다.

올들어 풀코스를 3번이나 완주한 유영아(愉英娥·남구보건소장), 장녕미(張寧美·복지정책과), 남편과 함께 풀코스를 2번이나 완주한 송영숙(宋英淑·도시계획과), 4시간 12분의 기록으로 처음으로 풀코스를 달린 송진숙(宋眞淑·부시장실)씨 등이 그들.

대시마 클럽 총무 김봉표(金捧杓)씨와 회원 안종희(安宗熙)씨 등 2명은 인간의 한계를 확인하고자 최근 서울에서 열린 100㎞구간 울트라 마라톤대회에 참가, 김씨는 9시간 49분의 기록으로 19위를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고 안씨는 10시간 49분(136위)의 기록으로 완주해 ‘울트라 마라토너’의 반열에 올랐다.

이 모임은 회원들의 열성으로 출범 1년만에 풀코스 완주자를 35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박용덕(朴鎔德·54·대구시종합건설본부)회장은 “동호회 발족 이후 회원 수도 135명으로 늘어났다”면서 “내년 3월 서울동아마라톤 풀코스에는 40여명의 회원이 참가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다진 공무원들의 표정이 한결 부드럽고 아름다워져 민원인들을 맞이하는 부서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업무효율도 높아지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추어 달리는 마라톤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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