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연장운행 첫날 2만여명 이용… 대체로 순조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7시 26분


10일 0시반경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가 서울역에 도착하자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거나 타고 있다.이종승기자
10일 0시반경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가 서울역에 도착하자 시민들이 열차에서 내리거나 타고 있다.이종승기자
서울시가 10일 0시경부터 심야시간대 지하철 운행을 1시간 연장하자 늦은 밤 도심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하는 시민들은 한결같이 이를 반겼다. 지하철 및 지하철과 연계된 버스도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대체로 순조롭게 운행됐다.

그러나 서울 동북부 지역과 인천, 경기 의정부 수원 방면으로 가는 시민들은 국철 구간이 연장운행에서 제외된 사실을 모른 채 지하철을 타러 나왔다가 허탈해하며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연장운행 환영〓9일 오후 11시50분경 1호선 시청역에 도착한 이원구씨(58·자영업·강동구 고덕동)는 “평소 이 시간엔 웃돈을 주고도 택시를 잡기가 힘들었는데 이제 종로3가역에서 5호선을 갈아타고 집에 갈 수 있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10일 0시20분경, 2호선 신촌역에도 귀가하는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구로구 신도림동에 사는 대학원생 박찬호씨(24·연세대 컴퓨터과학과)는 “예전엔 오후 11시47분 신도림행 막차를 타기 위해 신촌역까지 뛰곤 했는데 막차시간이 0시42분으로 늦춰져 이제 여유 있게 공부하다 집에 갈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진 데다 연장운행 첫날이어서인지 자정을 넘은 시각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날 0시34분 청량리역에 도착한 1호선 마지막 열차에서는 100명 안팎의 승객이 내렸다. 또 0시56분 신도림역에 도착한 2호선 마지막 열차에도 한 칸에 5∼20명(전체 100명 내외)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서울시는 지하철 연장운행 첫날 2만여명의 시민이 연장운행 시간대(0시∼오전 1시)의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집계했다.

▽불편 사례〓이날 0시45분경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신도림행 열차를 탄 이현주씨(25·여·인천 남동구)는 “국철 구간이 연장운행에서 제외된 사실을 몰랐다”며 “신도림역에서 내려 다시 택시를 타느니 홍대입구에서 택시를 타는 게 차라리 나을 뻔했다”고 말했다.

또 0시30분경 1호선 서울역에서 청량리행 열차를 탄 고융순씨(50·여·중랑구 묵동)도 “부산에서 와 서울역에 내리자마자 간신히 막차를 탔는데 청량리역까지밖에 가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조원 250여명이 이날 0시경 5호선 군자역 선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여 마천행 지하철 운행이 30여분간 중단되는 바람에 많은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연장운행 늘려야〓시민들은 지하철 연장 운행을 하루 빨리 수도권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정부에 사는 김광호씨(20·광운대 영문학과 2년)는 “자정 이후에 의정부나 인천, 수원 등지로 가는 열차가 없다면 지하철 연장 운행을 하는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또 연장운행 시간대의 열차 수를 늘려 배차 간격(현재 20분)을 좁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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