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시상구 최영수 의원 3개대학 동시합격

  • 입력 2002년 12월 5일 19시 26분


구의원이자 고교생인 50대 만학도가 부산지역 3개 대학 수시모집 전형에 동시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 사상구의원인 최영수(崔永壽·58)씨.

대학을 못간 것이 평생 한이 됐던 그는 200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에서 동서대 국제관계학부, 동의대 경영회계학부, 신라대 경영학부 등 3개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경남 김해시 대동면 농촌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 때문에 1962년 중학교 졸업을 끝으로 배움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부모와 함께 농사를 짓던 그는 19세에 군대에 자원입대해 하사관으로 8년간 직업군인생활을 했으며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 제대후 막노동판 등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건축일을 배워 10여년만에 빌라나 단독주택을 짓는 주택업자로 자수성가했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배우지 못한 한과 설움이 계속 남아있었다. 1998년 구의원에 당선된 뒤 짧은 학력이 더욱 뼈저린 아픔으로 다가왔다.

결국 그는 대학진학을 결심하고 2000년 3월 부산제일종합고의 만학도 과정(2년)에 입학해 2년간 밤낮없이 학업에 매달렸다. 부인 김정자(金貞子·54)씨에게만 고교 진학 사실을 알리고 자녀들에게는 숨겼다. 그는 현재 수시 합격한 3개 대학 중 어느대학에 진학할지 행복한 고민 중이다. 그는 “대학생인 아들 2명과 함께 대학생활을 같이 할 수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고 한다.

최씨는 “배우지 못한 것이 도둑질을 한 것처럼 수치스러워 가슴에 깊은 멍이 들었다”며 “대학에 진학하면 공부 뿐만 아니라 신입생환영회와 수련회 등에도 열심히 참여해 어린 학생들로부터 ‘왕따’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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