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어린이가 만드는 아파트 소식지

  • 입력 2002년 12월 2일 17시 37분


“내년 1월 발간하는 소식지에는 아파트 앞 도로를 무섭게 질주하는 대형트럭의 횡포를 고발하는 기사를 쓸 거예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신도시 한아름마을 한국아파트 부녀회 사무실에는 요즘 주말이면 석지원군(11·상동초등학교 5학년) 등 6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머리를 맞댄 채 열띤 토론을 벌인다.

2000여명의 아파트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계간(季刊) 소식지 ‘징검다리’ 1월호 편집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부천지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아파트 소식지로 4월 10일 창간호를 발행했으며 이번이 3번째.

제작비를 지원하는 아파트 부녀회가 소식지 발행인으로 돼 있지만 취재 아이템을 찾는 것부터 기사 작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어린이들이 스스로 하고 있다.

매일 불법 주정차 때문에 씨름하는 경비원 아저씨의 고충을 통해 어른들의 잘못된 주차관행을 고발하는가 하면 아파트단지에 사는 최고령 할아버지를 찾아가 장수비결을 듣는 등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이웃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만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단지 내 상가 동정과 언론, 인터넷 등을 통해 얻은 유익한 생활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석군은 “눈에는 망원경, 귀에는 청진기를 대고 아파트 구석구석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부녀회는 내년 상반기에 징검다리 발행 부수를 9000여부로 늘리는 한편 월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다.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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