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유방X선촬영 “20대는 得보다 失”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9시 22분


유방암 증상이 없는 20, 30대 여성이 유방암 검진을 위해 매년 유방 X선 촬영을 하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오히려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조기암검진사업단 위원인 김미혜(金美慧) 유클리닉 원장은 가톨릭대 및 순천향대 의대 예방의학교실팀과 공동 연구한 결과 20, 30대 여성이 매년 유방촬영을 하면 방사선이 축적돼 10만명당 13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최근 열린 대한방사선학회에서 발표했다.

김 원장은 “특수방사선을 이용하는 유방 촬영은 일반적인 흉부 X선에 비해 방사선 피폭량이 20배나 많으며 방사선이 분산되지 않고 유방에 집중돼 축적된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방사선에 민감하기 때문에 20대부터 매년 유방촬영을 하면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40대 이상 여성은 유방촬영을 할 경우 방사선에 덜 민감하고 유방암을 조기 발견할 확률이 높아 10만명당 31∼38명을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에서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96년부터 시행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암검사사업에 따라 직장보험 가입 여성은 나이에 관계없이 본인이 원하면 비용의 50%를 내고 유방촬영을 할 수 있다. 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1999, 2000년 유방검진을 받은 여성 가운데 60% 이상이 20, 30대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외과 양정현(梁精鉉) 진료부원장은 “방사선의 위험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젊은 여성은 유방 조직이 치밀해 촬영을 해도 암 여부를 판단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조기검진의 효과가 적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단방사선과 전문의들은 국내 39세 이하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23%로 미국의 4배에 달하므로 방사선 피해를 우려해 유방촬영을 회피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진단방사선과 김은경(金恩卿) 교수는 “젊은 여성이 매년 유방촬영을 하는 것은 불필요하지만 한두 번 정도는 해롭지 않다”며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20, 30대 여성은 전문의와 상의한 뒤 촬영하고 특히 40세 이상은 1, 2년마다 꼭 촬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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