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명동성당 공권력투입 불가피"

  • 입력 2002년 11월 5일 23시 11분


김수환 추기경
김수환 추기경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가톨릭 성모병원 노동자들의 명동성당 농성과 관련해 명동성당에 경찰을 투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추기경이 명동성당의 경찰 투입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추기경은 4일 발행된 ‘고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000여명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은 이제 내전 현관문까지 봉쇄해서 출입하는 사람들은 자기 집에 살면서도 숨어살듯 지낸다”며 “예배와 미사는 물론 교무처 일도 거의 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물리적인 힘을 일절 사용할 수 없는 명동성당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성지를 사유물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항하기 위해 공권력에 호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김 추기경은 가톨릭 성모병원 파업에 대해서도 “노조측은 모든 잘못을 병원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처음에 노조가 중재를 요청했을 때 병원측은 이를 받아들였지만 노조는 돌연 태도를 바꿔 파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노조가 병원측의 벽보를 모두 뜯어내는 등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성당측의 경찰 투입요청 등에 대해서는 “선임자는 후임자가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후임자의 결정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