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망'…대검, 감찰팀 내세워 '서릿발 수사'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9시 47분


대검이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일어난 피의자 사망사건을 직접 감찰하고 나선 것은 ‘제 식구 봐주기’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서울지검이 자체 조사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또 다른 의혹을 면키 어렵다는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숨진 피의자 조천훈씨(32)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한영(李韓榮·45) 법의학과장은 27일 밤 서울 양천구 자택에서 가진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혹행위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발언을 해 대검의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부검 결과〓국과수 이 과장은 “(조씨의 사망원인이 된) 뇌출혈이 외상에 의한 것인지, 질병에 의한 것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뇌출혈은 통상 질병에 의한 사망과 외부의 충격에 의한 사망 비율을 4 대 1 정도로 보지만 이번에는 몸에 구타 흔적이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50 대 50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씨의) 눈과 다리 쪽에 구타에 의한 멍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눈에 있는 멍은 사망 2∼3일 전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리에 있는 멍은 생긴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 2주 뒤에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유족들의 가혹행위 주장에 대해 “요즘 시대에 검찰에서 강압 수사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봐서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씨의 멍이 검찰조사를 받기 전 생긴 것이 아니라면 “(조씨가) 검찰에서 (구타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 자체조사〓검사 7명의 대검 감찰팀이 구성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사건을 신속하면서도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

대검의 고위 관계자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가급적 이번 주 내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감찰이 내부 징계에 그치는 단순 ‘감찰’이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염두에 둔 고강도의 감찰이라는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느껴진다.

검찰이 28일 서울지검 강력부장에 대해 수사 지휘 책임을 물은 것이나 서울지검 강력부 수사관 등 5명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감찰팀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가 넘어오는 대로 검찰 내부자 조사에 들어가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을 형사 처벌할 것이 확실시된다.

▽검찰 자체조사〓검사 7명의 대규모 감찰팀이 구성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사건을 신속하면서도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 대검의 고위 관계자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가급적 이번주 내로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감찰 조사는 검사장인 박태종(朴泰淙) 대검 감찰부장의 지휘로 대검 감찰부가 맡았다.

그러나 ‘감찰’보다는 ‘수사’차원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감찰조사는 처벌이 내부 징계에 그치지만 수사 차원의 감찰은 관련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

감찰팀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가 넘어오는 대로 검찰 내부자 조사에 들어가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을 형사 처벌할 것이 확실시된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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