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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23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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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경남 거제시의 1㎞도 떨어지지 않은 인접 초등학교에서 성폭행 사건이 두차례 발생했으나 경찰수사가 제자리 걸음을 하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용의자의 몽타주<사진참조>를 만들어 배포하고 현상금 200만원을 내거는 등 범인 검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사건발생〓지난달 10일 오전 7시40분경 거제시내 모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 학교 3학년 A양(10)이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범인은 A양의 목을 조르고 교실 바닥에 쓰러뜨린 뒤 범행을 저질렀다. A양은 곧 바로 집으로 돌아가 가족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학생들은 “체구가 작고 허름한 옷차림의 20대 후반의 남자를 학교 앞에서 봤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에 앞서 2월 8일 오전 7시 50분경 인근 다른 초등학교에서 B양(11)이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해 얼굴 등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B양은 실신했다가 교사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사건 전날 오후 회사원 복장의 남자가 교실주변을 서성거렸다”고 말했다.
▽경찰수사〓경찰은 두 사건이 동일범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목격자 등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연령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키 160㎝ 전후의 작은 체구 △둥근 얼굴에 머리카락 부분 염색 등의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 또 청소 당번 등으로 일찍 등교하는 학생을 노렸고, 2명의 피해자 모두 긴머리인 점도 동일범으로 보는 이유다. 경찰은 범인이 책상에 신체의 특정부위를 그린 점 등으로 미뤄 변태성욕자이거나 정신이상자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동일수법 전과자와 현장 노동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학부모 반발〓2월의 사건이 미궁에 빠진 가운데 다시 사건이 발생하자 학부모들은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범죄가 교내에서 일어나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거제출신 김기호(金基浩)도의원은 22일 도정질의에서 “학교마저 안전지대가 아니라면 어느 부모가 자녀를 그 곳에 보내려 하겠느냐”며 “하루빨리 범인을 검거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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