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 시민회의, 이근영-박상배씨 고발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8시 14분


시민단체인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공동대표 김석준 이화여대 교수)는 15일 산업은행에 대한 4900억원 대출 압력 의혹과 관련해 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 전 산업은행 총재와 박상배(朴相培) 산업은행 부총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대출이 신청 3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지고 대출약정서에 신청인의 서명이 빠져있으며, 현대상선의 2000년 상반기 회계보고서에 대출금 액수가 1000억원으로 기재돼 있는 등 의문투성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현대상선에 대한 대출은 온당한 심사를 거치지 않고 부당하게 이뤄진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자유시민연대도 이날 이들과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형사4부는 15일 엄낙용(嚴洛鎔) 전 산은 총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민주당 한광옥(韓光玉·전 대통령비서실장) 최고위원측 대리인인 최영식(崔泳植) 변호사를 상대로 고소인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최 변호사를 상대로 2000년 6월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던 한 위원이 이근영 산업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현대상선에 4900억원을 대출해 주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엄 전 총재의 주장이 사실인지 집중 조사했다.

그러나 검찰은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는 한 위원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보강조사를 위해 조만간 한 위원에게 직접 출두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대상선 전현직 임직원들과 엄 전 총재 등 이 사건 관련자들도 차례로 소환해 대출 경위와 사용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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